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7월 13일(현지 시간) 펜실베니아 피츠버그 인근 버틀러 카운티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기 습격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전 세계가 경악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총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른쪽 귀 윗부분을 스쳐 지나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천만다행이다. 유세장 밖 건물 옥상에서 무대를 향해 여러 발을 발사한 총격범은 경호 요원에 의해 사살됐다. 범인은 20세 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유세를 지켜보던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중상을 입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테러행위로, 어떤 이유나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2년 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 도중 총탄에 맞아 숨진 것과 같은 끔찍한 사태가 벌어질 뻔했다. 하늘이 구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1월 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받았다.
20여 일 뒤엔 국민의 힘 배현진 의원이 중학생이 휘두른 돌로 10여 차례나 머리를 가격 당한바 있다. 우선, 대중의 관심을 받는 정치인에 대한 경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총기 소유가 합법화되어 있고, 하루가 멀다시피 총기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 바로 미국 사회다. 반면교사로 삼지 못한다면 우리도 비슷한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이 없다.
피습 직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른쪽 뺨에 피가 흐르는 채 오른쪽 주먹을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이 지지층을 더욱 결집하고, 이탈 세력을 재흡수할 것으로 분석이 된다.
올 11월 5일 대선을 앞두고 미국이 다시 민주주의 시험대에 올라섰다. 지금의 자유민주 정치체제를 세운 나라로 평가받는 미국이지만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적 갈등과 분열로 인해 일찍이 민주주의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대표적인 나라이기도 하다.
비전과 미래를 놓고 경쟁하기보다 극성 지지층과 팬덤을 기반으로 하는 비호감 정치를 펼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도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한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할 게 아니라 서로 타협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진정한 지도자들이 배출돼야 한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청렴하고 국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는 의원들이 나오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아라.
여야 정치권은 트럼프 테러 사건을 교훈 삼아 이제라도 혐오를 유포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정치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극단적인 팬덤 정치도 지양돼야 한다.
당리당략만을 일삼는 소모적인 정쟁(政爭)은 이제 그만 끝내야 한다. 상대편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상대를 존중하며 배려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래야 갈등 해결이 원만하게 이뤄진다.
지극히 불행한 사태를 막으려면 ‘협치’를 속히 복원해야 한다. 국회사상 22대 국회는 참혹할 정도로 극치의 대결로 공방전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민생경제 법안부터 챙기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더 이상 미뤄져선 안 된다. 협치복원이 안 되면 나라의 미래가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심판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진영 간 증오와 분노가 지나칠 정도로 심해지고 있다. 정치인들이 이를 방기하거나 부추긴다면 극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하루빨리 정치 풍토를 개선하기 위해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
정치인이 먼저 상대를 악마화하는 행태를 멈추고 대화와 포용의 리더십으로 위대한 정치 지도자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