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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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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으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에 대해 항소를 포기했다. 권력이 연루된 대형 사건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법리적 판단의 문제를 넘어, 검찰의 판단 기준이 과연 일관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다.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지위는 단순한 기소권자가 아니라, 유·무죄를 떠나 법의 실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객관 의무의 주체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이 원칙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현 정권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항소를 포기하면서, 전 정권 인사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항소를 이어가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항소 포기에 문제를 제기한 검사가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면, 이는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이 검찰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신뢰는 선언으로 쌓이지 않는다.
오직 반복된 결정과 행위의 축적으로 형성된다. 조직 내부의 고통 역시 이해된다. 원칙을 지키다 밀려난 검사, 침묵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검사,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검사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외부에서 보이는 검찰의 모습과 내부에서 느끼는 자괴감의 괴리는 조직을 빠르게 약화시키고 있다. 정권은 바뀌지만 제도는 남는다. 사람은 흔들려도 기록은 남고, 침묵의 시간 또한 훗날 평가의 대상이 된다.
역사적으로도 권력에 과도하게 밀착한 검찰은 정권이 교체되는 순간 가장 혹독한 평가를 받아왔다. “그 시절에도 원칙을 지킨 검사가 있었는가”라는 질문은 늘 남는다.
국민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분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사건별 판단의 차이와 법리의 일관성을 기록하고 비교해야 한다. 검사 개인을 도덕적으로 단죄하기보다, 지휘 라인과 인사 구조, 항소 결정 프로세스가 제도적으로 왜곡되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검찰이 흔들릴수록 법원, 변호사단체, 학계, 시민사회의 책임은 더욱 커진다. 검찰 하나가 무너졌다고 법치 전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 빈자리는 결국 권력이 차지하게 된다.
오는 10월, 검찰청은 78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공소청으로 개편된다.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라는 핵심 역할만을 맡게 된다. 그러나 이미 주요 사건에서 항소를 포기하며 그 역할조차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당시 반발한 검사들이 좌천되고, 그 자리를 특정 성향의 검사들이 채웠다는 의혹은 조직 내부에 깊은 침묵을 강요하고 있다.
정의로운 검사의 기준은 박수갈채나 승진, 언론 노출에 있지 않다. 그가 남긴 결정문과 의견서, 항소 논리의 분명함, 유사 사건에서의 판단 일관성,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에 있다. 시간은 결국 그것을 기록한다.
검사의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은 권력이 검찰을 장악하려 할 때 침묵하는 바로 그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소수의 검사는 남아 있다. 불이익을 감수하며 조용히 기록을 남긴 사람들이다. 역사는 언제나 그들을 기억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