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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서울 용산구, 도시 미관 해치던 한전 지상기기... 도시의 비밀상자’로 재탄생

김동영 기자 입력 2026.01.13 07:28 수정 2026.01.13 07:28


한전 지상기기에 회전형 놀이 요소를 결합해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만지고 즐기며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생활 속 공공디자인 공간으로 재탄생한 이태원 일대에 설치된 놀이형 ‘도시의 비밀상자’. ⓒ용산구


한전 지상기기에 벤치와 테이블을 결합해 시민들이 잠시 앉아 쉬며 일상을 누릴 수 있는 휴식형 공공디자인 공간으로 활용한 녹사평광장에 설치된 시설조합형 ‘도시의 비밀상자’. ⓒ용산구


녹사평광장에 설치된 그래픽형 ‘도시의 비밀상자’로 지역의 풍경과 이야기를 담은 일러스트 디자인을 적용해 한전 지상기기를 문화적 상징물로 재해석하며, 거리 경관에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용산구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 흐름을 방해하던 전력시설이 시민의 일상에 스며드는 공공디자인으로 거듭났다.

서울 용산구(구청장 박희영)가 도심 곳곳에 설치된 한전 지상기기를 ‘도시의 비밀상자(Urban Secret Box)’로 재해석해, 소규모 기반시설을 도시 경험의 일부로 확장하는 새로운 공공디자인 모델을 선보였다.

용산구는 지난해 9월부터 약 3개월간 녹사평광장과 이태원전망대 앞 보도, 이태원역 4번 출구 일대 등 3곳, 총 5기의 한전 지상기기를 대상으로 공공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해 최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한전 지상기기는 전력과 통신 등 도시 기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시설이지만, 그동안 회색빛 외관과 부피감으로 거리 경관을 저해하는 요소로 인식돼 왔다.

일부 자치구에서 외관 개선 사업이 진행되긴 했으나, 안전과 관리 중심에 머물러 시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용산구는 이번 사업에서 전력시설을 단순히 ‘가려야 할 대상’이 아닌, 도시 곳곳에 숨겨진 보물상자라는 개념으로 접근했다.

시설의 본래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시민이 앉고, 만지고, 머물 수 있는 요소를 더해 일상 속 작은 즐거움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공간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디자인은 표준형과 특화형으로 나뉜다. 표준형은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 외장재를 적용해 내구성과 안정성을 강화한 기본 모델로, 도심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향후 전력시설 전반으로 확산 가능한 기준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특화형은 설치 장소의 특성에 따라 놀이형, 시설조합형, 그래픽형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놀이형은 회전하는 공을 직접 만지고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해 아이와 보호자가 자연스럽게 반응하며 잠시 머무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공원이나 광장 등 비교적 여유 있는 장소에 적합하다.

시설조합형은 지상기기에 벤치와 테이블을 결합하고, 반려견 목줄 거치대 등 생활 편의시설을 함께 설치한 형태다.

기존에 흩어져 있던 시설을 하나로 묶어 대기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하철 출입구나 공중화장실 인근 등 생활 동선과 맞닿은 장소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래픽형은 지역의 이야기와 이미지를 외관에 담아 공간의 인지성을 높였다. 용산구는 ‘2025년 용산구 가설울타리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등을 활용해 무채색 시설물에 시각적 변화를 주고,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했다.

용산구는 올해 안에 이번에 개발한 공공디자인을 이태원 일대 한전 지상기기 10개 이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같은 지상기기라도 장소 여건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소규모 기반시설을 도시 경험으로 확장한 용산형 공공디자인 모델은 향후 도시 시설 정비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도시 곳곳의 한전 지상기기는 크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매일 마주하는 시설”이라며 “이번 사업은 이런 시설을 어떻게 더 잘 쓰고,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작은 시설부터 이용과 편의를 함께 고려한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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