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오피니언

【김동수 교수 칼럼】‘사법개혁’, 반드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새용산신문 기자 입력 2025.11.10 01:38 수정 2025.11.10 01:38


김동수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1월 3일 ‘사법행정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공식 출범시켰다. 법원행정처를 폐지하고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법원행정처 폐지법’을 연내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법관 증원법 ▲재판소원(4심제) 도입 ▲형법 개정안 ‘법 왜곡죄’ 신설 등 7대 사법개혁 과제의 입법 추진을 공식화했다. 사법행정 개혁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사법부를 향한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대법관 증원법은 대법원장을 포함해 현행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현재 대법관 1인당 연간 약 5천 건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업무가 과중해, 심층적 심리와 숙의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상당수 사건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되는 구조 속에서 상고심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국민의 권리구제’라는 헌법적 책무 수행에 근본적인 제약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필자는 대법관 증원에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 사법부의 독립성 훼손과 상고심 남발 우려, 그리고 구조개혁 없는 단순 증원의 한계 때문이다.

대법관 수가 늘어나면 인사 구조의 복잡화로 인해 법관 인사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 또한 상고심 사건 폭주로 사법 시스템 전체에 과부하가 걸릴 위험이 있다.

법원행정처 역시 “상고심 남발을 줄이는 구조개혁 없이 단순히 대법관을 늘리는 것은 사법체계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자율적 개혁의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단순 증원보다는 상고심 제도 자체의 개혁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다. 고등법원 상고부 설치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사건의 효율적 분담과 국민의 권리구제를 병행해야 한다.

또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 시 법원행정처장을 제외하고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을 포함하는 방안 등도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최근 대통령의 개인 형사사건을 맡았던 변호인이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로 거론되며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다.

대통령의 변호인이거나 변호인이었던 사람이 대법원장·대법관·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임명될 경우,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통령의 변호인이거나 최근 5년 이내에 변호인이었던 자를 대법원장 및 대법관으로 임명할 수 없도록 결격사유를 명문화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이번 민주당의 ‘법원행정처 폐지법’ 추진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한 정치적 견제로도 해석된다. 정청래 대표가 조 대법원장의 ‘정치 개입 의혹’을 언급하며 자진 사퇴를 압박한 것도 그 연장선상이다.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행정위원회 신설은 대법원장의 인사·예산·행정권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헌법상 사법권 독립 원칙과 충돌할 소지도 있다.

사법개혁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시대적 과제이지만, 그 과정은 무엇보다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정치적 목적이 앞선 졸속 입법이 아니라,

국민적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숙의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사법부의 독립성과 국민의 권리보호라는 두 축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진정한 사법개혁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새용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