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서울시간호조무사회 회장이 간호조무사의 야간 당직 참여 필요성과 환자안전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간호조무사회 |
서울의 고령화율이 19.4%(통계청, 2024년)를 넘어섰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서울에서 약 110개의 요양병원은 지역사회의 마지막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밤이 되면 상황은 더욱 예민해진다. 낙상·흡인·섬망은 예고 없이 찾아오고, 환자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골든타임은 길지 않다.
현재 현장은 간호사가 임상 판단과 병동 운영을 맡고, 간호조무사가 환자 곁을 지키며 신속히 수행·보고하는 협업으로 위기 상황을 버텨왔다.
하지만 2016년 법제처 유권해석 이후 간호조무사의 야간 당직 참여가 제한되면서 인력 운용의 불균형과 환자안전의 공백이 커지고 있다.
유권해석 변화, 현장 혼란 초래
2014년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38조 취지에 따라 요양병원에 한해 당직 간호인력의 3분의 2 범위 내에서 간호조무사 대체를 허용했다.
그러나 2016년 법제처 해석은 간호조무사를 당직 의료인 범위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책임선이 모호해지고, 보호자 안내의 예측 가능성도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안을 단순히 직역 간 이해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환자안전의 연속성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간호조무사 당직 배제는 간호사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낮 근무 과로 누적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지며, 결국 환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간호사 1+α’ 법제화 필요
해법으로는 요양병원에 한해 ‘간호사 1인 이상 필수 포함(간호사 1+α)’ 원칙을 법에 명문화하고, 간호조무사는 간호사의 지휘·감독 아래 법정 범위 내에서 협력하도록 규정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이는 대체가 아니라 보완이며, 현장에서 이미 작동해 온 팀워크를 제도적으로 확립하자는 취지다.
현실적으로 요양병원은 낮 시간에도 간호사 정원의 일정 비율을 간호조무사로 대체해 운영하고 있다. 야간을 간호사만으로 전원 충원하라는 요구는 현실을 외면한 조치라는 비판이 따른다.
반대로 ‘간호사 1+α’ 편성은 제한된 인력을 환자 가까이에 재배치해 환자 상태 변화를 놓치지 않게 하고, 호출 이후 기초 처치와 이송까지 신속하게 이어줄 수 있다.
교육·보고체계 병행 필요
제도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세부 지침 정비도 뒤따라야 한다. 법에는 편성 원칙을 두고, 하위 법령·지침에는 ▲병상 규모·중증도를 반영한 당직 최소비율 ▲업무범위 준수 ▲필수 교육(BLS·약물안전·치매·섬망 등) ▲표준 보고체계(관찰→즉시 호출→기초 처치→신속 이송) 등을 마련해야 한다.
응급 의사결정은 의사와 간호사가 중심이 되고, 간호조무사는 법정 범위 내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협력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낮과 밤의 책임선이 동일하게 유지되며, 환자안전의 연속성이 확보된다.
환자·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제도화
이번 개정 논의는 간호사를 대체하거나 역할 경계를 흐리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간호사를 중심으로, 간호조무사는 그 지휘 아래 협업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분명히 하는 장치다.
각자의 전문성과 법정 범위를 선명히 하고, 협업의 효율을 높이는 방향이다. 초고령사회에서 요양병원은 부모 세대가 의지할 마지막 안전망이다.
환자와 가족이 안심할 수 있는 밤을 지키려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협업 체계가 법과 지침에 의해 제도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현실을 반영한 법·제도 개선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