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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동수 교수 칼럼】형법상 배임죄 폐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

김준태 기자 입력 2025.10.01 03:57 수정 2025.10.01 03:57


김동수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ㅣ본지 논설위원

더불어민주당이 형법상 배임죄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 14일 김태년 의원이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는데,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행 형법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그로 인해 본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배임죄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는 요건에도 불구하고, 실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손해 발생의 위험만으로도 성립하는 것으로 해석해 왔다.

이 때문에 기업 경영진이 시장 상황과 전문적 판단에 따라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렸더라도, 결과에 따라 형사 처벌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사적 자치의 영역에 형사법이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었고, 개정안은 경영진이 이해충돌 없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경우에는 배임죄 적용을 배제하겠다는 취지로 설명된다. 그러나 이러한 명분과 달리 정치적 배경을 의심하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현재 여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장동 개발, 백현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에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배임죄를 폐지해 대통령에게 면소 판결을 안겨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더욱이 민주당은 지난 8월 25일 본회의에서 기업 경영 자율성을 제약한다는 지적을 받는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 법은 기업의 투자 결정이나 사업 전략까지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을 낳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불과 한 달 만에 기업 친화적 명분을 내세워 배임죄 폐지를 추진하니, 국민들로서는 그 진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는 특정인을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배임죄에는 형법상 배임죄와 상법상 배임죄가 있다. 형법 제355조 제2항과 상법 제622조에 규정된 이 죄목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본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제3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경우를 포괄한다.

형법상 배임죄는 주로 공직사회와 공공 영역에서 적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상법상 배임죄는 기업 내부 임원이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적용된다.

따라서 기업의 합리적 의사결정과 경영 자율성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상법상 배임죄를 완화할 필요성은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 그러나 형법상 배임죄까지 폐지한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공무원이 인허가 권한을 남용해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특혜를 제공하더라도 처벌할 수 없게 된다면, 국가기관 자체가 부정부패의 온상이자 ‘날도둑’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배임죄 폐지는 국가의 법질서와 사회적 신뢰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사안이다. 기업 경영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에서 상법상 배임죄의 합리적 조정은 가능할지언정, 형법상 배임죄 폐지라는 극단적 발상은 공직사회와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

이 문제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사회적 합의와 심사숙고 속에서 접근해야 하며, 결코 성급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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